유럽의 19세기 말

Posted 2009/12/31 01:18, Filed under: 역사와 철학

지난 12월 19일 학회에서 논문 하나를 발표했다. 학회에 별로 나가고 싶지 않은데 여러 인연으로 나가기도 하고, 일도 맡고, 이번에는 급기야 논문 발표도 하게 되었다.
실은 꽤 오래 전부터 생각하던 이슈를 정리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이번에 우선 일부분 줄거리라도 정리하여 발표하고 싶었던 의지도 있었다. <심리학과 현상학: 역사를 관찰하는 주관과 역사 안에 실존하는 주관>이라는 제목의 논문이었는데, 하고 싶은 그리고 밝히고 싶은 이야기는 그 날 어느 정도 밝힌 것같다. <주관으로 향하는 19세기 말, 비더마이어적인 체념의 정신, 방법의 결여를 탓하는 후설, 함축적 주관과 실제적 주관, 후설 현상학을 넘어서려는 시도들> 등의 소제목 등이 있었는데, 이런 내용의 글을 발표하고 나서 토론 시간에 그 분위기가 나에겐 너무 리얼했었다.
철학을 너무 사랑하여, 철학만을 너무 생각하여 넘치도록 철학적인 사람들은 이건 철학이 아닌 이야기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는 것같았고, 너무 학문적이어서 '순수'한 사람들은 역사와 정치, 그리고 현실이 보이는 순간 그 '비순수'에 할 이야기가 있는 것같았고, 보기에 뭘 모르는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성 속에서 살고 있는 분위기였다. 물론 공감하고 지지하는 이들도 무척 많았었다.
'역사와 철학'이라는 카테고리를 두고서 이제야 처음으로 그에 걸맞는 글 하나를 완성한 것같다. 그리고 이런 식의 글이 의미는 있지만 쉽지는 않다는 걸 지난 가을을 거치며 알게 되었다. 공부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은데 정작 만만치 않은 것은 철학과 역사를 함께 보는 데에 대한 아주 불편한 시선을 발표장과 여러 곳에서 노골적으로 느낄 수 있단 사실이다.
언젠가, 아니 한 1년 반 정도 안에, 역사와 철학을 함께 생각하며 '긴 글'을 하나 발표하고 싶다. 그에 필요한 열정과 시간 그리고 책값을 위해서라도 운동도 열심히 하고 돈도 열심히 벌어야 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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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인생예술가 2010/01/04 10:44 Delete Reply

    아마도 반 교수님 영향으로..

    언젠가부터 저도 역사를 놓고
    현재를 해석하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다소 무거워보이는 역사에서부터, 나와 너의 그의 역사까지..

    어쩃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글들 많이 써주세요~

    ps)
    얼마전에 인문학하는 모 대학 강사분 블로그 갔는데 완전히 답답하더라구요.

    '자신이 어떻게 그것을 해석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단어들의 조합으로, 쓸데없이 전문적이여서 읽기 어렵게
    여러 개념들을 신나게 설명해대는 글로 몇 백개를 포스팅 해놨더군요.

    반교수님 블로그는.. 뭐 아직 글은 몇 없지만, 글쓴이의 색이랄까.. 하는 것이 읽히는 반교수님의 글들이여서 즐겁네요

    1. Re: # 반성택 2010/01/08 11:42 Delete

      지난번 동영상 멋지던데.. 그리고 독일의 겨울 거리를 오랜만에 볼 수 있게 해 주어 고맙네..

      그리고 이 블로그가 있어 좋긴 한데, 가끔은 이것도 숙제 느낌이 들더라구. 그래도 써 놓고 지나면 스스로에게도 자료가 되어 주더군. 블로그에 글쓰기는 메모와 다른 것같아.
      좋은 한 해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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